아들과 함께한 충남 공주 마곡사 탐방기
2020년 11월 15일,
가을이 저물어가는 날, 저는 아들과 함께 충청남도 공주의 마곡사를 찾았습니다.
그저 단풍 구경 겸 산사 체험을 하러 갔던 여정이었지만,
알고 보면 알수록 깊은 역사와 울림이 있는 마곡사.
오늘은 그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보려 해요 😊
📜 마곡사의 창건 이야기 — 신라와 자장율사의 인연
마곡사는 **신라 선덕여왕 9년(640년)**에
고승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자장율사는 당나라에서 귀국 후, 불교 진흥을 위해 많은 사찰을 창건한 인물이죠.
그가 전국 명산을 돌며 불심을 전파하던 중,
계룡산 자락의 맑고 고요한 이곳을 발견하고
사찰을 세우며 ‘마곡사(麻谷寺)’라 이름 붙였습니다.
"마(麻)"는 삼베, "곡(谷)"은 골짜기라는 뜻.
즉, 삼베가 자라는 평화로운 골짜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
특히 마곡사는 풍수적으로도 동방의 청룡과 서방의 백호가 감싸는 형국으로 알려져 있어,
오래전부터 영험한 기운이 깃든 장소로 여겨졌답니다.
🧘♂️ 유서 깊은 선찰(禪刹), 역사의 중심이 되다
시간이 흘러 마곡사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를 거치며
수많은 고승들이 수행한 선종의 본거지로 자리 잡습니다.
특히 조선 후기에는 보조국사 지눌의 법맥을 이은 고승들이 머물며
심오한 선불교 사상을 정착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죠.
그리고 근대사의 격랑 속,
한 인물이 이곳에 숨어들게 됩니다.
그가 바로— 백범 김구 선생입니다.
🕊️ 백범 김구, 마곡사에 은신하다
1896년, 황해도에서 친일파 일본인을 살해한 혐의로 수배되었던 백범 김구는
지인을 통해 충청도로 내려와 마곡사로 피신하게 됩니다.
당시 마곡사 주지였던 문수 스님은 백범을 제자처럼 보살폈고,
백범은 이곳에서 ‘원종’이라는 법명으로 승려 생활을 시작했어요.
백범은 이곳에서 불경을 공부하며 내면을 수양했고,
국권 회복에 대한 결심을 더욱 굳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회고합니다.
마곡사의 **‘백범 김구 은신처’**는 현재도 고즈넉히 보존되어 있어,
그 공간에 서면 당대의 역사와 조용히 마주하게 되는 기분이 듭니다.
🌄 늦가을, 고요한 단풍길을 아들과 함께 걷다
2020년 11월 15일,
저와 아들은 서울에서 자가용을 타고 약 2시간 반을 달려 마곡사에 도착했어요.
그날의 마곡사는 말 그대로 단풍의 절정이었습니다.
붉게 물든 참나무, 노랗게 빛나는 은행잎,
그리고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까지…
자연이 만든 거대한 그림 속을 걷는 기분이었죠.
아들: “아빠, 여긴 산책도 절도 다 되는 신기한 곳이야!”
저는 그 말에 웃으며, 이 시간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
🛕 마곡사의 주요 전각 소개
📌 일주문
사찰의 첫 문.
하늘과 땅, 중생과 부처를 잇는 문.
이곳을 지나면 마음이 자연스레 경건해집니다.
📌 해탈문 & 천왕문
불교의 수호신들이 지키는 천왕문을 지나며,
아이와 함께 “얘는 어떤 신일까?” 상상해보며 걸었던 기억이 납니다.
📌 대광보전 (보물 제801호)
마곡사의 중심 법당으로,
정면 3칸, 측면 3칸의 겹처마 팔작지붕 건물입니다.
단정하고도 절제된 아름다움이 살아있는 공간.
아들과 함께 부처님께 합장하며 조용히 인사를 드렸어요 🙏
📌 범종루
절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커다란 종.
아들은 “이거 울리면 산이 흔들릴 것 같아!”라며 신기해했죠.
📌 김구 은신처
담백한 한옥 건물 속, 조용히 머물렀던 백범 선생의 숨결이 느껴집니다.
그 앞에 서니 문득 제 아이가 자라 어떤 세상을 살아가게 될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 단풍, 역사, 그리고 가족의 추억
곳곳에서 사진도 찍고, 벤치에 앉아 간식도 먹으며
참으로 평화로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특히 은행나무 아래에서 찍은 사진은
그해 가족앨범 표지로도 사용했을 만큼 저희에겐 의미 있는 컷이었어요 💛
☕ 따뜻한 잔치국수 한 그릇으로 마무리
하산 후, 입구 근처 식당에서 먹은 국수는
맑은 국물에 정직한 맛.
“아빠, 이거 매일 먹고 싶어!”라며 아들이 웃던 모습이 아직도 선합니다 😄
📝 마곡사 여행 정보 요약
항목 정보
위치 | 충남 공주시 사곡면 마곡사로 966 |
입장료 | 무료 (주차장도 무료) |
관람 소요 시간 | 1시간 30분 ~ 2시간 |
추천 계절 | 가을 🍁 (10월 말 ~ 11월 중순) |
가족 여행 난이도 | 유모차, 노약자 모두 가능 (계단 적음) |
특별 포인트 | 백범 김구 은신처, 대광보전, 단풍길 |
💬 마곡사가 준 가을의 울림
마곡사에서의 하루는 그 어떤 화려한 여행보다도
제 마음을 더 풍요롭게 해준 시간입니다.
자연과 역사, 가족의 대화가 어우러진 이 하루는
지금도 저희 부자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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